추억으로 가기
夏日之亂
선 인장
2018. 8. 14. 21:21
폭염경보 30일째.
오늘도 여전히 뜨거운 날씨는 계속된다.
밭작물이 타는 목마름을 견디는 새, 미루나무 위 매미들만 오늘도 신났다.
더위에 지친 사람들은 태풍이라도 오기를 기다렸으나, 태풍마저 옆 나라들로
가버리고 수증기만 실어 와서 습도만 높여놓고 말았다.
높아진 습도까지 가세해 끈적거림은 밤이 되어도 가실 줄을 몰라,
해가 지는지 뜨는지를 모를 날들의 연속이었다.
깽번밭 푸석거리는 땅은 갈라지고 뙤약볕을 좋아하는 참깨와 콩들만 겨우
본 모습을 지킬 뿐 여타 작물들은 나날이 잎들과 줄기가 말라갔다.
그나마 농지정리와 수리시설이 잘 된 벼논에는 큰 지장이 없는 듯 보이나,
이대로 가다간 논마저도 말라버릴 지경이다.
날마다 군청앰프를 통한 실외활동 자제 방송은, 이제 정규방송을 듣는 기분이다.
어느 마을에서는 70대 노인이 쓰러졌다고도 하고, 어느 마을에서는 밭일 도중
죽었다는 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수돗물은 도로변을 건너오느라 따뜻하게 데워져 온수로 나온다.
아, 18년 반도의 夏日은 왜 이리 가혹한가.
날마다 제일 먼저 검색하느니 날씨정보로다.
제발 비 좀 왔으면.. 하는 조바심으로 가슴마저 타들어가는 오늘이다.
연일 부르튼 대지를 달구는 하일지란은,
거짓과 탐욕으로 어지러진 인간세계에 대한 신의 분노인가?
인간들이 멋대로 헤집어 놓은 환경이 내리는 응징인가?
아니면 온실가스로 열기를 가둬버린 인간의 어리석은 자책골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