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으로 가기

고향에 돌아와서.

선 인장 2009. 3. 26. 08:31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보면 언제나 마음이 넓어지고 기분이 좋아 집니다.


오늘은 가로등이 멋스런 고향교(橋)에 서 보았습니다.


아, 정말 나는 고향에 와 있구나.


새삼스레 다시금 숨통이 트인 것만 같습니다.


생각해보니 너무 오랜 세월동안 이 거리를...


이 강물을 떠나 있었습니다.


안식처를 찾지 못하고 이곳저곳을 떠도는 보헤미안처럼,


많은 날들을 낯선 거리에서 낯선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아오다,


다치고 병든 영혼과 육체를 이끌고 어머니 품과도 같은 이곳에 섰습니다.



고향은 나의 유년기요 추억입니다.


모진 군대생활과도 같았던 고교시절 기숙사 생활.


어느 봄날 지치고 고달픈 몸을 이끌고,


흰 운동화를 신고 찾았던 고향 신작로 길옆 보리밭


거기에서 맡았던 그 주저앉고만 싶었던 아찔한 보리밭 내음.


봄 아지랑이 보다 더 나를 환장하게 했던 흙냄새.


군대 가기 전날,


차가운 달빛아래 내 어린 연인과,


바람 불 적마다 서걱이던 대나무 밭에서의


해도해도 미진하기만 했던 그 입맞춤의 추억이 어린 곳.



고향은 언제나 따스한 어머니의 품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