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치지 못한 편지
일월의 편지
선 인장
2011. 1. 3. 13:19
나는 아직도 기억합니다.
어두워져 가는 도시 모퉁이 공중전화 박스 주위를 서성이고.. 망설이다
떨리는 음성으로 걸었던 첫 전화를.
나는 그리 살아갑니다.
처음이란 설레는 단어 앞에 항상 떨렸던 심정으로.
나는 아직도 사랑을 합니다
사람으로 생긴 생채기 그 흉터를 온 몸에 가진 사람의 본능적인 몸짓으로
다시는 사람과의 사랑에 빠지는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만,
자연과 사물과 뭐든지 내 눈에 차오르는 건 사랑입니다.
격랑 속 연정보다 더 크고 넓은 사랑이지요.
나와 인연 맺은 뭐든 아껴주고 싶고 고이 간직하고 싶어지니까요.
모든 사랑이 내겐 첫사랑입니다.
사람과 사물과 자연과 인연 맺은 모든 것들이 나와 처음으로 교감을 하고,
처음의 시작점에선 항상 떨리고 가슴 두근거리니까요.
그 처음의 설레는 심정으로 또 한 해를 시작합니다.
깊게 생각자면 해야 할 일도 많고 한 해의 몫 만큼의 통과의례를 거쳐야 하겠지만,
일단은 다 접어두고 처음이란 단어만 생각기로 합니다.
그 처음의 가슴 설렌 두려움을 한 해 동안 이어가겠습니다.
그러고 보면 올해 자체도 내 첫사랑이 되겠지요?!
몇 번의 심호흡으로도 진정되지 않았던 떨린 가슴 주체치 못하고
여보세요 ~여보세요~ 하고 간절히 부르던 그 이름처럼..그 설렘처럼
내 첫사랑이 또 다시 시작되는 거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