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부용산 산행
쇠똥구리는 농약 등 중금속 오염이 안된 청정지역에 살며 소나 말의 배설물을 분해해 필요한 영양분을 섭취하고,
잔류 유기물은 다시 토양에 환원시켜 목초지 생태를 개선시키는 유익한 곤충이다.
부용사- 고려중기 때 세워진 사찰로 갑오년 농민군 소탕 과정에서 소실되고 지금은 가정집 같은
작은 규모의 소찰이다.
그리고 하산길
전라도 장흥군 용산면에 위치한 부용산은 약초산이다.
장흥군에서도 육지쪽으로는 억불산을 동무하고 바다쪽으로는 천관산과 이웃해 있는 609미터의 아담한 산이다.
내륙과 바다의 중간쯤에 자리잡은 용산(蓉山)은 부용(芙蓉)의 다른 이름이다.
부용화는 중국 남부의 원산으로 크고 푸짐하고 화사하면서도 소박한 미를 가진 아욱과의 꽃이다.
이곳에 용산인 이유와 부용이라 이름 붙은 까닭은 부처의 크고 넓은 은덕으로 살고 싶었던 선조들의
소망이 담긴 마을이라 그럴거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 주민들은 대부분이 농축업에 종사하고 일부 해안쪽으로는 석화를 생산하고 판매한다.
용산면에서 서쪽으로 4㎞ 들길을 지나고 마을길을 지나면 산에 막혀 길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는 곳에
위치한 마을이 운주리이고, 그 뒷산이 부용산이다.
운주마을은 쇠똥구리마을로 지정되어 있을만큼 오지이다.
운주(雲柱)! 그야말로 구름기둥이 일어나는 마을이다.
최근 3년 전쯤에 산길 쪽 포장을 마친 이곳 주민들의 순박함이야 말할 것이 없을 정도이고,
친환경으로 지은 녹토미 적토미는 꽤 비싼 가격에 팔린다.
어떻게 사람들이 이곳까지 들어왔는지, 언제부터 선조들이 터를 잡고 살아왔는지 신기하다.
한편 이곳 부용산은 조선 고종 31년(1,894)에 일어난 동학란 최후의 격전 후 퇴패한 농민군이
관군과 일본군에 포위되어 전멸된 아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도 하다.
산행코스는 1,2,3 코스가 있는데,
1코스는 운주마을-용샘-정상-수리봉- 오도재 (총 8.4㎞ , 2시간30분 소요)
2코스는 운주마을- 수리봉(총 5.3㎞,2시간 소요)
3코스는 운주마을-골안-장구먹재-정상(총 7.4㎞, 3시간 소요, 지금은 공사중이라 통제중)이다.
일행은 1코스를 타기로 했다.
운주마을 마을길을 지나 임도를 300미터쯤 오르면 계곡물을 막아놓은 마을상수원이 있다.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약수를 선사하는 부용산 계곡이다.
계곡을 따라 부용사까지 올라, 그 바로 밑에 형성된 동백나무 숲에서 한숨을 돌렸다.
그곳에서 용샘까지는 구비 없는 직선의 가파른 숲길이다.
헥헥대다 용샘에 닿았다.
어디선가 산 더덕향인지 둥굴레향인지 약초냄새가 싱그럽다.
8부 능선의 용샘은 아무리 가물어도 샘이 마르지 않아 주민들이 병을 얻으면 이 물을 떠다
마시고 나았다는 전설이 있다.
용샘에서 물을 마시고 10여분 여를 올라 정상에 도착했다.
정상에 609미터 푯말이 있고 100여평의 헬기장이 있다.
억새가 이곳까지 올라와 살고 있다.
하산길.
기후의 변화 때문인지 소나무는 거의 보이지 않고 떡갈나무와 소사나무가 주종을 이루고 있다.
나무들은 겨울채비를 하느라 잎들을 떨구고 있어 발길마다 바스락 거린다.
이렇게 나뭇잎은 나무를 위해 태어나 한 세상을 살면서 나무를 성장시키고,
겨울이 오기 전 아낌없이 져서 다시 나무의 거름이 되는 게 인간의 삶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