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香

지기

선 인장 2013. 2. 8. 12:49

 

 

 

사랑이라 말하지 말고

그리움이라고 하자

사랑이란 흔한 이름이 부담이 되지 않게

존경이라고 하자

사랑이라 하지 말고 더 내밀하게

사모라고 하자.

 

 

한여름날 폭우처럼 갑작스럽지도 않고

거침없이 내달은 격랑처럼 무모하지도 않을

곰삭은 김치향으로

꿀처럼 달콤하지도

참기름처럼 고소하지도 않고 
연한 고깃살처럼 혀에 감기지도 않을

평이함으로 

 

 

사랑은 긴 기다림이라고 하자
언제나 등대처럼 말없이 지켜봄이라 하자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지켜보고 기다려주는

지기라고만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