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설이 그치고 겨울비 온 뒤
아직은 깨지않는 새벽처럼 밖이 어둡습니다
분지형태의 이 소읍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가운데 큰 강이 흐릅니다.
오늘은 새벽부텀 강에서 물안개 몽글몽글 피어나더니
햇님과 함께 멀리 있는 산이 성큼 다가와서는
푸르름이 사멸되지 않는
겨울이였음을 증명합니다
아직은 사람과 사랑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는
어떤 이처럼,
산허리를 감던 안개구름은 산꼭대기에서
차마 산을 못 떠나고 머물고 있습니다.
출근시간이 지나고 아직은 물빛이 반사되는
아스팔트위를 지나는 차량의 행렬이 잠시 뜸해집니다
무언가 채워지지 않는 허기에 커피한잔을 끓여봅니다
영국런던엔 일년 사시사철 안개가 끼여
파이프담배맛이 그만이라던데,
오늘처럼 습한기운이 내 코를 행복하게 하는 날이면
커피맛이 유별나집니다
이런 날은 정말 정다운 이와
우리네 삶이 어떠해야하는지를 온종일
조용..조용히 얘길해도 좋을텐데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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