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terranean Romance - Pavlo
퇴직 후를 위해 논을 사길 원했다.
아니 더 정확히는 전원주택 부지를 사려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든 생각에 집착이 붙어 날이면 날마다 이곳저곳을 보고 다니며
당장이라도 주택을 짓고 싶어져 안달이 났었다.
교통편의를 위해 새로난 길을 따라 사려했더니 상상치 못했던 가격을 제시한다.
그나마 팔려고 내 놓은 땅이 없다시피하고, 이 추세를 관망하고 향후 더 오를 것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미적거려 찾아가 사정해도 매입이 쉽지 않았다.
그 중 내가 상속받은 땅이 새로난 길옆이 아니라 바로 그 뒷땅이라,
그 앞 땅을 사고자 했다.
도로는 사회를 지탱하는 필수조건이다.
물류와 사람들이 오고 가면서 이 사회를 유기적으로 만든다.
우리 인체의 동맥과 정맥과도 같다고 할까, 혈관이 막히면 사람이 살 수 없듯
도로가 막히면 사회가 제 역할을 못하게 된다.
경제도 이 도로를 통해 이뤄진다.
그러므로 도로를 따라 차량도.. 돈도 흐른다.
그래서 도로 옆 땅은 더 비싸기 마련이고, 도로와 연결되지 못한 땅은 맹지盲地가
되어 그 반값이 된다.
앞 땅을 팔라고 해도 싫다.. 그러면 뒤로 연결할 도로를 내 달라고 해도 싫다..
찾아가고, 지주와 아는 사람들을 동원해서 말을 넣어도 싫다하여 날마다
머리가 아팠다.
안 파려는 것 같지는 않은데 아들 핑계 딸 핑계를 대가며 시간을 끄는 데에야
당해낼 재간도 없고, 포기해 버릴 수도 없었다.
거기에서 인간의 극명한 이기심을 봤고, 아쉬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한 푼이라도
더 뜯어내려는 야비한 음모를 보았다.
어찌어찌 속은 속대로 상해가며 시중가보다 비싼값에 논 225평을 샀다.
무려 2년여를 사정해서 산 땅이었다.
거기에 내 논 317평이니 500평이 넘는 땅이 되었다.
사기전부터 설계해둔 집 설계를 보고 또 보면서 상상하고 수정해간다.
오늘도 난,
그곳에 집을 짓고 작물과 나무를 심는 나만의 천국을 만들 꿈에 부풀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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