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엔 언덕이 보이네
때로 흔들리던 몸이
바람 탄 가지마냥 오늘은 유난히 흔들리고
지나온 길은 아른거리네
끝이 뵈지 않던 아슴한 언덕을
뛰다가
걷다가
미끄러지며
오르고 올라
이제 끝이 뵈는 곳에 섰네
이게 아닌데...
어느 날 가던 길 없어지고
억센 잡목들만 무성한 언덕을 터벅거렸네
쓸고 왔다 다시 회오리치는
바람 부는 언덕을
오늘도 터벅거렸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