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님이 반짝이는 주말입니다.
동안도 모두 강녕하시리라 믿습니다.
지금쯤은 내가 아끼는 이들이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으로
주말을 맞고들 있는지가 궁금해 집니다.
난 성별과 연령을 떠나
주위에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을 느낍니다.
평범을 거부하고 뭔가 가치로운 것에 내 열정을 쏟아붓는 일이야말로
사람을 더욱 사람답게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사람인지라 한 사람의 남편으로 혹은 아내로 아이들의 엄마아빠로
사회인으로서의 관계 속에서,
때론 지치고 때론 거기에서 도망치고 싶을 때도 있겠지만
그래도 어디선가 내 손길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
내가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릅니다.
어느해 겨울
유난히 눈이 많았던 그 해 겨울
얼어있는 골목길에서 며칠을 굶었는지 이젠 더 이상의 공복도 느껴지지 않아
의식은 점점 투명해져 오고,추위가 옷깃을 파고들어도 춥다는 생각조차 잊은 채
어느 집 앞을 지나는 한 사내가 있었더랍니다.
두 사람이 비켜가기도 힘든 도시의 후미진 어느 동네 골목길.
전셋집인 듯 싶은 어느 서민의 녹슬은 방범창 너머 단층에서
새어 나오던 구수한 된장국 냄새, 그리고 아들딸과 어느 젊은부부의
행복한 웃음소리.
세상에 이보다 더 큰 행복이 있을까 하고 그 사내는 당시의 풍경을
두고두고 잊지 못하고 살아 간답니다.
세상에는 참으로 많은 사람들의 얼굴과 표정과
살아가는 방식과 생각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그 와중에 나와 관계를 맺게 되는 환경들이(사람과의 만남도 나를 둘러싼 환경일테지요)
나에게 상처를 주기도 하고, 나를 더욱 값있게 하기도 합니다.
때때로 그러한 것들이
나의 의지와 전혀 관계없이 이루어져 내가 아끼는 사람들은 나를 자꾸만 떠나가고,
내가 같이 있기를 싫어하는 사람들만 주위에 남는 것 같은 느낌을 받기도 합니다만,
현실이 때로 버거운것은 신이 우리에게 천국을 잊지 않게 배려한 것일른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땅에 와서 더 많은 일들을 하라고 자꾸 독촉하는 것도 같구요.
난,
누구보다도 하루하루를 아무런 생각도 없이 의미도 없이 보내는 이보다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무엇인가를 추구하는 이를 아낍니다.
우리 때로 힘들어도 우리 자신을 게으름에 빠뜨리지 않으려는
신의 뜻으로 알아 가게요.
오늘처럼 대지가 봄을 맞을 준비를 하느라 꿈틀대면,
우리도 겨울을 보내는 아쉬움보담은 봄을 맞이하는 기쁨을 가져야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