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광고엔 여자모델, 맥주광고엔 주로 남자모델을 쓴다. 왜 그럴까?
그것은 주 소비층과 관련이 있다.
주 소비층인 3~40대가 주로 어떤 종류의 술을 좋아하느냐에 따른 선택일 것이다.
특히 소주광고는 모델의 영향력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떤 모델을 기용하느냐에 따라 판매율이 좌지우지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소주광고는
당대 최고의 여자 연예인에게만 허락된다는 말도 생겨났다.
지금은 여자연예인의 전유물이 된 소주광고이지만 불과 15년 전만 하더라도 소주광고의 모델은
남자였다.
배우 독고영재, 최민식, 유오성 등 1980~1990년대 톱스타 남자배우라면 누구나 소주광고
한 편씩은 찍은 이력을 가지고 있을 정도다.
당시 소주 도수는 평균 25도로 독한 술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이 때문에 제품의 특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강인한 이미지가 필요했고 자연스레 남자 연예인들이
소주광고를 독차지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것이 음식점에서 여자들이 술을 마시는 것이 대중화 되고 여자들의 소주 애용률이 증가함에
따라 소주 도수도 점차 내려가서 부드러운 소주의 이미지를 강조하게 되었다.
1990년대 후반부터 남자들의 입맛도 점차 쓰고 독한 맛이 약한 부드러운 소주로 바뀌어 갔다.
광고주들의 시선은 자연 부드러움과 섹시함을 지닌 여자연예인한테로 옮겨갔다.
더욱이 인기 있는 여자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할 경우 광고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주류는 규제가 심해 포스터광고를 중요 시 하는데 인기 없는 연예인의 얼굴을 내세워서는
제품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그동안 5년 동안이나 ‘처음처럼’ 모델로 활동한 국내 최장수 소주모델 이효리 등 수많은 톱
여자모델이 소주광고를 찍었다. 2007년 ‘처음처럼’의 모델로 가수 이효리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트렌드가 생겨났다.
이전까지 제품은 모델의 맑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했다면 이효리는 섹시함을 전면에 내세워
소주를 흔들어 마시는 일명 ‘회오리주’ 광고로 ‘효리주 열풍’도 불러일으켰다.
경쟁사들도 깨끗한 이미지의 배우가 아닌 섹시한 이미지의 가수를 광고모델로 기용하기 시작했고,
스토리텔링이 접목된 광고들이 속속 등장했다.
최근 설문조사 결과 퇴근길에 같이 한잔하고 싶은 연예인 중 최고는 백지영이었다고 한다.
이 포스터를 보면 무슨 생각이 들까?
이 한 장의 포스터는 소주의 주 고객인 젊은남자의 시선을 강하게 잡아끌어 좀처럼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맨 처음 느낌은 '섹시하다'이다
황금색 원피스와 남자들의 영원한 로망, 긴 생머리 아가씨.
거기엔 청순미와 섹시미의 이중적 매력이 동시에 표현되어 있다.
전체적인 날씬하게 쭉 뻗은 몸매에서 섹시함을, 우측다리를 접은 상태에서 순종을 본다.
옆을 바라보고 있으나 입술을 반쯤 열고 열기를 토하는 모습이며 엉덩이를 내밀어 엎드려 있는
모습은 이 소주이 맛이 섹스의 쾌락만큼이나 강렬한 느낌임을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또 고급스러워 보이는 의자는 침대를 연상케 하여 침대에 순종적으로 엎드려 있는 매력적인 여자와
함께한 느낌을 주고 있다..
왼손에 든 소주병은 남자의 상징을 나타내고 그 머리부분은 막 인서트한 상태를 나타내며,
그 방향 또한 곧게 서서 여자의 비소를 향하고 있다.
이 포스터는 어느것보다 인기가 많아 여기저기에서 포스터 요청이 폭주해 몇번을 추가 인쇄에
들어갔다고 한다.
소주광고 포스터를 유심히 봤다면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어떤 제조사의 포스터라도 술병은 오른쪽 하단에 기울임 없이 반듯하게 서 있다는 점이다.
그것은 술병이 남자의 상징이고 그것이 기울이거나 넘어져서는 안 될 이유이기 때문이다.
2000년 지구별에는 매스미디어의 급격한 발달로 정보의 홍수시대를 맞이했다.
물질문명의 극점으로 더 차오르면서 사람들은 사유와 성찰할 시간을 빼앗겨 버리고 외부에서
들어오는 각종 정보 때문에 천박해져 갔다.
보고 싶지 않고 듣지싶지 않아도 어느 곳에서나 보이고 들려오는 각종 광고는 시장좌판의 소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거기에 성적메세지를 담는 건 인간의 원천적인 욕구를 은근히 자극하여 무의식중에 친밀감을
느끼게 하고, 거기에 끌리게 하여 기억에 오래토록 각인하려는 의도이리라.
이젠 웬만한 광고마다에 성적메세지를 넣는다는 건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