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 많고 겁이 없는 소녀는 처녀를 일찍 잃게 되고,
호기심 많고 겁이 없는 소년은 범죄를 일찍 저지르게 된다.
어느 마을에 40대중반의 남자가 살고 있다.
형제들은 남자3형제로 둘째이다.
일찍 작고한 부친으로부터 특별히 물려받은 재산도 없고 미래를 꿈꾸지를 않으니
가난을 벗어날 길이 없다.
이 가난한 농촌총각에게 시집올 여자도 없으려니와 국제결혼을 꿈꾸지도 못한다.
어찌어찌 결혼을 한 대도 여자의 본국에 부쳐줄 돈을 감당하지도 못할 처지이니 말이다.
농사일을 죽어라 한 대서 가난을 쉬이 벗어던지겠는가마는 아예 근로 의욕이 없다.
이사람 농사 조금 있는 것도 짓지 않고 품팔이마저 하지 않으니 백수다.
생계는 어머니가 받은 경로연금이나 품팔이해서 번 돈으로 근근이 살아간다.
그 돈도 어머니에게 뺏어 술을 사 마시고, 없으면 동네 아무집이나 가서 술을 달라고
행패를 부린다.
견디다 못한 동네 사람들이 찾아오기만 하면 뒷문으로 피해 버리는데,
이 대문 저 대문을 차다가 소재지 음식점에 와서 술을 달라고 마시고 술값은 땡이다.
그러다 어느해엔가 젊은이들과 시비가 붙어 몇 대 맞았는데,
그놈들을 잡는다고 찾아다니다가 어느 음식점에서 술을 마시고 있던 다름 사람을
때린 사람으로 오인해서 망치로 머리를 내리치고 만다.
그 일로 교도소에서 한동안 복역하다가 만기 출소한 후에도 그 행태는 이어진다.
아무도 자신을 알아주지도 말을 붙이지도 않으니 그렇게 해서라도 관심을 끌겠다는
건지.. “똑바로 살려고 해도 세상이 날 도와주지 않는다”는 자신의 넋두리처럼 그러한
피해의식 때문인지 출소하자마자 동네를 휩쓸고 다닌다.
그래서 동네에서는 대낮인데도 대문을 꼬박꼬박 잠그게 되고 소재지에 나타나면,
낮이든 밤이든 음식점부터 시작해서 슈퍼마켓까지 두려움에 모두 급히 문을 닫고 만다.
그 사람들, 자신의 집에서 집기를 부수든.. 음식값을 떼어먹든.. 멱살을 잡히고
쌍욕을 듣던 아무도 피해내용을 신고하지 않는다.
경찰에서 피해조서를 꾸미고 싶어해도 한결 같이 보복이 두려워 진술을 피하게 되니
어찌 해볼 방안이 없다.
이 사내는 술이 들어가면 막가는 전차이고, 누구를 때려서 어찌 사건이 되도
사람 죽인 죄 아니고서야 술만 취해 부리는 행패로 간주돼 교도소에 집어넣었다 하면
겨우 1~2년 만에 나와서 죽인다고 칼을 품고 쫓아다니니 두려워하지 않는 이가
없게 된 것이다.
우리 인간은 간사해서 무식이 용감이라고 강하게 나오는 사람에겐 다 양보하고,
순하게 나오면 약하게 봐서 함부로 대하는 경향이 강하다.
동물적인 본성이 강하게 남아있는 인간의 본성에 폭력에 약한 우리국민이 아닌가.
이 남자의 과거로 들어가 보자.
고2때에 친구들과 서해 어느 곳으로 해수욕을 갔다가 남의 목선을 훔쳐 타게 된다.
친구들이 말려도 술을 마신 이 남자 그 배에 몸을 싣게 된다.
배는 때마침 썰물진 조류를 타고 황해로 흘러 중국에 도착하게 되었다.
그곳에서 바로 체포된 이 남자.
말도 통하지 않고.. 아는 것도 없으며.. 어린 나이인데도 간첩으로 오인돼
전기고문 물고문 등 모진 고문을 받게 된다.
그 뒤 신병을 인도받은 우리나라 당시 안기부의 고문이 또 이어지고...
그 고문의 후유증으로 사회를 원망하고 사람을 불신하는 병이 생겼다.
그렇게 나이가 들어가고 주위사람 모두가 공격 대상일 수밖에 없다.
사회가 싫은데 사회생활인들 하고 싶을까?
그런데 이런 사람의 특징은, 뼈아픈 정신적 고통을 통해서 얻은 자기성찰이
없기 때문에 매사에 남의 탓이다.
그러한즉 모두가 적이고 ‘죽일놈’인 것이다.
사회의 규율이나 규범이 다 필요 없다.
술에 취하면 노모마저 때려서 도망가게 만드는 패륜도 저지르게 된다.
면민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지만 감방에 쉬이 보내지도 못하는 이 사람을,
어찌할까를 고심하다 한가지 꾀를 내었다.
바로 알콜병동에 넣어서 일정기간 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이다.
사회의 빠른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고 일탈을 하는 사람들은 주로 알콜에
의존해 살게 되고, 그 상태로 저지른 비행이 적지 않음으로 시골에도 두 군(郡)에
하나정도의 알콜병동을 운영하고 있다.
정신병원과 알코올중독자 치료를 위한 국공립병원곳도 도(道)에 하나꼴이고,
사립병원도 전국에 걸쳐 분포해 있다.
알콜병원에 넣기 위해선 보호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
먼저, 노모를 따로 불러내어 설득을 하는 한편 동네에 주민들을 모아 놓고
그 전후사정을 말하고 찬동을 얻어냈다.
노모가 동의하지 않을 경우에 동네사람들의 지원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노모는 자신이 자식에게 맞고 산다는 것도 숨기고 동네사람들이나
주위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고 사는 줄은 알아도 알콜병원에 입원시키면
많이 맞는다는 말을 들었다며 망설인다.
이때 동네 어른들이 그동안의 패악질을 저지할 길이 이 길밖에 없다며 거들었다.
또 하나는 병원비도 문제란다.
이 문제는 집안처지를 잘 알고 있는 면 복지계장을 만나 아직 안 되어 있는 것을
바로 영세민으로 책정하게 했다.
영세민이니 병원비가 무료라 해결이 되었고,
시설 좋은 곳으로 보내고 언제든지 반성하는 기미가 보이면 모친 동의하에 나올 수
있다고 설득하여 알콜병원 입원 계획을 세웠다.
술에 취하면 순간적인 힘을 더 쓰는 게 보통의 현상이고, 이 남자 장정 세사람이
달라붙어도 다 뿌리칠 정도로 완력이 대단하다.
거기에다가 아무나에게 주먹을 휘두르니 제압하기가 난감하다.
그래서 소재지 음식점하고 알콜병원과 사전에 각본을 짰다.
알콜병원 운송 차량은 언제든지 출동 할 수 있게 해달라고 하고,
음식점 주인들에게는 가게에 오면 가만히 나에게 알려만 달라고 말이다.
이 남자, 어느날 또 식당으로 들어오니 손님들이 혼비백산하고 도망갔다.
그 뒤 주인이 술을 주며 달래니 자신 속 얘기를 하다가 횡설수설 하다가
잠이 들었다.
그때 기민히 움직이니 술에 취해 자고 있는 사람을 모친을 동행해서
무사히 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었다.
그 후 병원 내에서 다신 술을 안마시겠다고 하도 사정하고 모친에게 전화하여
하소연 하니 3개월 만에 퇴원하게 되었다.
그리나 얼마간의 자숙기간이 지나자 또 다시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다가
형사입건 되었는데, 또 다시 불구속이라 주민들이 많이 불안해하였다.
결국 술을 마시고 행패를 부리던 어느날 다시 알콜병원에 집어 넣었다.
집안 쓰레기에서 악취가 나면 쓰레기장에 버려야 하고,
사람 가운데에서 악취를 풍기면 그 사회와 격리 시키는 게 맞다
여기에도 인권의 자를 대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