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화가 되면서 건물의 형태가 바뀌고 건물의 형태가 바뀌니 화장실도
바뀌게 되었다
집이 전통한옥에서 슬라브로 아파트로 바뀌어 가면서 화장실도 재래식에서
수세식으로, 수세식에서 발전하여 온수로 씻어주고 온풍으로 말려주는
비데로 바뀌어 갔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남자들의 신체 구조가 서서 조그만 일을 보는 일에 굳이
따로이 변기가 필요 없어서인지 가정집에 소변통이 사라지고 말았다.
이젠 남자들의 주 일터인 직장과 사람들이 많이 모인 음식점이나
고속도로 휴게소가 아니면 소변기를 찾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그것은 과거 이 땅을 살아왔던 여인네들이 큰 소변통에 엉거주춤 쪼그려
누가 볼 새라 변변히 소변을 못보고 누가 다가오면 황급히 몸빼 입어서
옷에 지리는 등의 낭패를 당했던 것에 대한 배려여서 인지,
방에 요강을 들여놓아도 쏴아~ 하는 물줄기가 사기요강이나 놋요강을
때리는 특이한 소리 때문에 가족들 눈치를 보며 일을 보게 했던 것에
대한 보복인지, 현대화가 진행되어 가면서 남자들의 존재가치가
평가 절하되어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아도 지일 지가 알아서 하고
지밥 지가 챙겨먹는 똥개처럼 되어 버려서인지 모르겠다.
좌변기에 남자들이 일을 보려면 조심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서서 작은 일을 보자니 고여 있는 물에 소변이 낙하하면서 튀기 마련이고,
큰일을 보자니 큰일 보다가 동시에 작은 일을 보려하면 남자의 거시기(?)가
변기 안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손으로 거시기를 잡고 그 끝을 변기 안으로
밀어 넣어야 동시에 볼 수 있다 .
이걸 만약 망각하고 일을 보면 그대로 까 내린 바지에 지리게 되니,
여간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엉덩이가 아직 안 여문 사내아이들은 그 변기 안으로 앞뒤를 (?)
다 밀어 넣을 수 있어서 조심을 덜해도 될 테지만 말이다.
그 반면에 여자는 어떠한가?
여자들은 앞뒤가(?) 담 하나를 두고 이웃해 있어 작은일 큰일을 아무런 조치 없이도
동시에 볼 수 있다.
또 일을 보고 난 후에도 남자들은 밑에서 분사되는 물줄기에 맞추려고 엉덩이를
움직여야 되지만(왜? 남자의 쌍방울에 물이 튀면 찝찝하기도 하려니와 닦아내기
곤란하니까), 여자는 신체 구조상 대충 앉는대도 거기가 거기여서 쓸데없는
부위에 물이 분사되는 일은 거의 없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샘에 물을 뜨러 가지도.. 손빨래를 하러 개울가로 나가지 않아도..
검정 솥에 밥 지으러 땔감 구하러 가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세상에 하나
더 기분 좋게 용변을 처리하는 일까지 생겼으니 확실히 여자세상이 된 건
사실인 것 같다.
모든 걸 가능하게 기구들을 만든 게 남자들이지만,
그 덕분에 더욱 남자의 자리가 좁아지는 결과가 생겼다.
아! 남자의 어리석음이여!!
남자 !
이 시대의 남자는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가?
밖에 나오면 자신보다 젊고 잘난 사람들과 무한경쟁에 시달리고,
집에 오면 “누구 집 아빠는 어쩌구저쩌는데 당신은 왜 그래?”하고
노려보는 마누라의 눈치 때문에 좁아진 어깨로 “나, 오늘 회식 있는데
어디 좀 갔다 올게” 그러면
“대신 좀 만 마시고 와야 해” 거기에 “다른 사람들은 회식도 별로
없든마는 당신은 맨날 술이야?”하고 군소리를 붙이는 말을 뒤로하고
길을 나서는 이름.
아! 남자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