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夢宮

고추이야기 1

by 선 인장 2020. 5. 18.

0. 지난 이야기

   작년 5월초 남이 장이 가니 가고 싶어진 장소팔이 되어 텃밭에 급하게 고추 150주를 심었었다.

   풋고추는 잘 키웠으나 탄저병이 와서 망쳤다.

   이때까진 누구나가 이 정도는 한다는 사실도 모르고 마냥 흐뭇해 했던 기억이.....

   주말엔 당연하게 평일에는 근무가 끝나면 부리나케 달려가 정을 심었었다.

   당연히 들녘에서 석양을 맞이하고 어두컴컴한 길을 되집어 오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비가 오는 날엔 우비를 입고 빗물이 내몸에서 타악기를 연주하는 소리를 들었고,

  모기떼 극성인 곳에서  팔다리 아물새 없이 바쁜 나날을 살았다.

   그러다보니 당연 야간작업으로 이어지는 날이 이어졌고, 광부처럼 헤드라이트를 켜고 밤이

   깊은 줄을 몰랐다.

   경험도 작고 축적된 지식도 없으니 무작정 덤비기에 불꽃처럼 열정을 태웠다.

   기계의 힘을 빌리지 않고 농기구 몇가지로 땅을 파고, 골을 만들고, 비닐을 씌우고, 말목을 박고,

   고추줄을 매게 되니 촌로들이 왜 허리를 구부정히 걷게 되는지를 알게 되었다.

   수확은 150주 심어 건고추 50근 수확하여 농약 작게 쳤다고 달라는 이가 있어 30근 판매.

   인건비는 말도 못 꺼내겠고, 겨우 자재비를 건졌었다.

   아니다.

   자신감과 경험을 건졌다.

 

0. 올해의 진행상황

    관행을 참조하되 아예 답습하지는 말고, 스마트농법은 못 따라가도 스마트하게 농사를 짓고

    싶어 연구 중.

    작년 두둑을 모두 허물고 농진청에서 권장한 2줄심기의 고랑과 두둑을 만들었고,

    퇴비와 화학비료도 길항작용 등을 고려해 시차 뿌리기 이중비닐 터널고추에 도전하고 있다.

 

1. 고추밭 100평 만들기

    -. 350평 중 100평을 고추밭으로 잡았다.

    -. 유튜브채널에서의 터널고추재배와 관행농업 등을 참고해서 설계했다.

    -. 1·2월 찬바람 속에서 틈틈이 삽 하나로 줄을 띠어 두둑과 고랑을 만들었다.

    -. 세로 18m의 길이에, 두둑은 100cm 고랑은 90cm 베드의 높이는 25cm으로 만들었다.

    -. 이웃의 도움으로 3년 부숙된 퇴비를 50포대 얻어와서 고추밭 베드 위에 뿌렸다.

    -. 2월 초순 칼슘제로 석회 3포 60kg, 규산 2포 40kg을 뿌렸다.

    -. 3월 중순 용성인비 반포 10kg, 붕소 450g 뿌렸고,

    -. 4월 초순 마그네슘 7kg, 황산가리 4kg, 복합비료 1포 20kg을 뿌렸다.

   

2. 고추심기

정식은 4월 15일, 올해에는 선거일이었다.

물 주고 심기와 이중비닐을 하루에 마쳤다.

바닥은 검정비닐을 깔고 그 위 활대를 꽂고 비닐을 씌웠다.

이중비닐은 210cm 쇠활대를 1m간격으로 꽂은 후 멀칭하였다. 

4월 22일경, 3월에 따뜻하고 포근했던 날씨가 갑자기 변덕을 부려 강풍이 불고 밤에는

서리가 내렸다.

그후 연이어 4번이나 내려 농민들에게 많은 실망감과 고통을 안겨줬다.

고사로 인한 재심기로 일손과 경제적 비용을 감당하게 했으니, 바람이 이렇게 미운

해 年도 없었을 것이다.

올 고추품종은 농약사에 사전 주문하여 탄저와 칼라병에 강한 내병계 모종을 심었다.

젤 좋은 걸 찾으니 주당 500원.

500주 신청, 물건 받은 날 다시 청양고추 70주 추가하여  570주가 되었고,

덤으로 딸려온 고추까지 합하니 600주나 되었다.

 

 

어느 산골아래 위치한 몽궁의 고추밭.
이중비닐 터널은 비닐을 강풍에 빼앗겨 버리고, 다시 일라이트 운모부직포를 입었다.
길이 1800, 베드폭 100, 고랑폭 90, 높이 25센티
고랑에는 곧 방초매트를 깔 예정

 

1800짜리 베드가 8개
포기간격 40, 줄 간격 43센티
자라서 키가 부직포 천정에 닿으면 구멍을 내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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