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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가기

마을 이름

by 선 인장 2010. 4. 19.

 

 

 

이곳에 와서 마을을 돌다가 어느날 아주 흥미로운 이름을 발견하게

 

되었다.

 

산촌에는 해가 늦게 뜨고 빨리 진다.

 

달도 늦게 뜨고 빨리 진다.

 

그 산촌 중엔 월림이란 마을이 있다.

 

달뜨는 숲 月林.

 

초기 정착민들이 보니까 숲에서 달이 갑자기 숲에서 불쑥 떠오르게

 

보였던 모양이다.

 

또 월송이란 이름을 가진 마을이 있다.

 

달뜨는 소나무마을 月松.

 

소나무가 대부분을 차지하는 숲속이라 역시 그곳에도 소나무 위에

 

갑자기 달이떠올라 걸려 있듯 평화로운 곳임을 알 수 있다.

 

일림이나 척산 등의 지명을 가진 마을도 산속에 자리를 잡은 마을이름이다.

 

해와 달이 뜨거나 무슨무슨 산이 붙지 않는 산골마을도 있다.

 

운주 雲州. 구름이 머물다 가는 곳.

 

산이나 구름을 마을 이름으로 쓰지 않는 곳은 바위암자를 주로

 

뒤쪽에 붙여서 지명을 만들었다.

 

덕암 德巖 두암 頭巖 이렇게.

 

이렇게 조상들이 배산임수의 지대에 자리를 잡고난 뒤 생긴 마을들은

 

새로울신 新자를 주로 앞에 붙여 마을이름을 만들었다.

 

신리 新里, 신촌 新村, 신상 新上 이렇게.

 

해변가에 자리 잡은 곳은 나루터진 津이나 항구포구의 지명을 썼다

 

강진 康津, 남포南浦 이렇게.

 

아니면 모래사를 써서 사촌 沙村이나 사금 沙今 등을 썼다 .

 

그 외에도 밤나무가 많이 있는 마을은 율산 栗山.

 

소나무가 많은 마을은 송촌 松村.

 

폭포아래 자리 잡은 마을은 수락 水落.

 

이렇게 지어서 마을이름을 지었는데 누가 언제 지었는지 몰라도

 

정말 지역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아름다운 이름들이 아닌가

 

마을 입구마다 언문으로 새겨진 이름들을 보면서 그것을 한자로 풀이하다 보면,

 

그 유래를 짐작할 수 있어 저 혼자 빙그레 미소짓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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