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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가기

신 양반상놈

by 선 인장 2010. 5. 10.

 

 

 

                      

 

 

 

군대에 가면 고참병들은 신참병들을 고마워하지 않는다.

 

 

자신이 해왔던 고참들의 워카도 닦아주고 청소도 하고,

 

 

온갖 궂은일을 대신해주러 온 사람이 왜 반갑지 않는 것일까?

 

 

그저 자신의 궂은일을 대신해주는 기구로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니 당연한 일인데 굳이 고마워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그 일이 가능하도록 고참병들은 신참병들에게 온갖 트집을 잡아 

 

 

은밀한 공간으로 불러, 손과 발로 때리고 말로 협박하고 얼차려의 신체적

 

 

고통을 주며 잘 하고 있는 신참들을 핍박한다.

 

 

사람.. 특히 남자들을 모아 놓으면 이렇게 남보다 우위에 서기 위해서

 

 

서열을 만들고 서열 낮은 사람을 괴롭힌다.

 

 

자신과 동등한 사람이란 걸 느낄 새가 없도록 말이다.

 

 

동등하지 않고 비천하기 때문에, 궂은 일 힘든 일 고참의 근무까지

 

 

서는 것을 당연히 여기도록 자꾸 학습시킨다.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수반하는 이 일련의 과정은 젤 위의 고참이

 

 

중간기수의 중고참에게 그 자리를 인정해주고, 그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선 후임들을 닥달해야 한다고 그러한 일을 시킨다.

 

 

여기에서 보듯 힘 없는 사람은 항상 힘 있는 사람 앞에서 핍박을 당하고,

 

 

궂은일을 도맡아 해야 한다.

 

 

궂은일을 도맡아 하다보면 언젠가 자신도 힘 있는 사람이 되고

 

 

힘 없는 사람들을 부릴 수 있는 걸까?

 

 

그건 아니다.

 

 

힘 없는 사람은 절대로 힘 있는 사람 대열에 끼지 못하게 사회 구조가

 

 

되어 있다.

 

 

기득권이란 이름으로 궂은 일을 할수록 급료를 낮게 지급하여 대대로

 

 

그 일을 하도록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그 사람들이 자신들과 동격으로 서지 못하도록 조금 주고 직접세 간접세로

 

 

많이 걷어가서, 아무리 용을 써도 힘 없는 사람은 힘 있는 사람의

 

 

대열에 끼지 못한다.

 

 

자본이 만든 신 양반상놈제의 신분사회.

 

 

그래서 힘 없는 자의 설움을 아는 사람일수록 자식들이 사시나 행시를 통해

 

 

신분상승을 간절히 원한다.

 

 

과거엔 약간의 가능성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선 그 길도 막아놨다.

 

 

좋은 학교에서 좋은 선생을 만나려면 도시로 가야하고,

 

 

도시에 살려면 그만한 자리를 얻어야 하는데 이것부터 안 되지 않은가?

 

 

그리고 비싼 돈 들여 틈틈이 개인교습 받아야 남보다 더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놨는데, 힘 없는 자가 꿈꿀 수 있는 일인가

 

 

맘 놓고 공부하고 맘 놓고 좋은 환경 속에서 공부를 지속할 수 있는

 

 

환경은 있는자 만이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되어 버렸다.

 

 

그래서 부의 세습과 가난의 대물림은 끝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이 벽을 깨어보겠다고 로또의 꿈을 사는 서민들의 절박함을 가진 자들은

 

 

알고 있는 것일까?

 

 

난 누가 무슨 꿈을 꾸어 로또에 당첨됐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꿈이야 누구든 언제나 꾸는 것이고, 마침 그 전날 밤에 꿈을 꿨다거나

 

 

하기 좋은 말을 만들었을 것이다.

 

 

운도 운이겠지만 어차피 확률게임 아닌가?

 

 

난 로또를 사는 사람들이 간밤을 무슨 꿈을 꾸었다 하면 도둑 심보라고

 

 

말한다.

 

 

아니 1억이 당첨되려면 5천만원은 투자해야지,

 

 

딸랑 몇 천원 투자해서 무슨 몇 억 당첨을 바라냐고 비웃어준다.

 

 

그래도 거기에라도 기대를 해보는 없는 자들의 삶이,

 

 

오늘도 근근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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