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명을 맞기 전 사람들은 오랜동안 채집과 농정기간을 거치면서 해가 뜨며 일을 나가고
해가 지면 잠을 자는 습성으로 살아왔다.
잠을 통해 피곤에 절은 몸을 쉬어주어 다음날 일터로 나가는 충전의 기회로 살아왔던 것이다.
밤이 되면 우리 몸이 자연 휴식을 원하게 된다.
그런데 전기의 발명으로 사람들은 해가 진다고 곧바로 집에 들어가 잠을 자지 않아도 됐으며,
밤의 우산 아래에서 사람들의 욕망은 더 커지고 은밀해지면서 본성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되었다.
그래서 언젠가부터 밤의 역사란 말이 회자 되었으며 이는 젊은이들에겐 일터를 벗어난 홀가분함과
함께 사랑을 나누는 계기도 되고, 술과 음악과 함께 휴식과 여흥을 즐기게도 하지만 주취로 인한
많은 유형의 사건사고도 일어나게 된다.
이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국가기관 어느 곳에서는 이것을 진압하고 수습하는 일을 맡게 된다.
비틀거리던.. 싸우던.. 음주운전을 하건 사고를 내는 사람들에겐 휴식이 주어지지만,
동이 트기까지 밤을 지키는 야경꾼들에겐 밤의휴식이란 남의 얘기다.
문제는 이 야간근무자가 다른 직종보다 심한 스트레스에 상시 노출되어 있으며,
그로 인한 각종 질병에 시달리다 보통사람 평균보다 조로하고 일찍 사망한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병으로는 당뇨 고혈압 비만 심혈관계질환 치매 등이다.
주위에 투잡을 뛰는 어떤 건강한 사람이 있었다.
그이는 누구보다 건강을 자신하던 사람이었는데, 먼저 눈에 들어오는 모습은 비만이었다.
비만은 야간에 일하기 위해 자주 야식을 하기 때문으로 추정되며, 돌연사는 심혈관계
이상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어느날 새벽녘 잠깐 졸던 쇼파에서 영영 일어나지 못했다.
야간에 일을 한다는 건 마땅히 쉴 시간에 일을 해야함이니, 뇌에서는 즉각 비상을
걸어 식욕을 자극하고 그 결과물이 비만이 되고 비만은 또 다른 질병을 가져오는
식이다.
최근엔 야간에 잠을 자지 못하는 것이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는 노동과 건강의 상관관계를 다루면서 '몸에 좋은 교대근무는
없다' 편에서 야간노동이 우리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상세히 방송하기도 했다.
사찰에 가면 대부분 연못이 있다.
연못엔 蓮이 심어져 있고, 금붕어도 살고 있다.
금붕어를 키우는 것은 두가지 이유가 있다.
그 하나는 물고기처럼 항상 깨어있으라는 뜻이고,
두번째로 물고기 중 하필 금붕어인 이유는 탁한 물에서도 잘 살기 때문이다.
근데 이 금붕어를 관리하는 방법이 재미있다.
모이를 항상 주게 되면 남아서 물이 썩는데 일조할 수 있기 때문에 모이를 주기적으로
한번씩 줄 때마다 손뼉을 짝짝 친다.
그러면 금붕어는 어느 순간부터 손뼉만 치면 먹이를 주지 않더라도 일제히 물위로
떠오른다.
조건반사이다.
삼국지에 보면 조조가 갈증에 허덕이는 병사들을 향해 "저 산만 넘으면 매실밭이 있다"하여
병사들의 갈증을 일거에 해결하는 장면이 나온다.
익기전 매실을 맛본 경험이 있는 병사들은 그 신맛을 떠올리며 입안 가득 침이 고였을 게
뻔하다.
역시 조건반사이다.
인간도 밤이 되면 자연 잠이 온다.
늦게 자는 버릇을 가지면 늦게, 일찍 자는 버릇을 가지면 일찍 잠귀신이 찾아온다.
잠을 쫓으며 술에 취하여 엉망인 사람을 상대하는 야경꾼들을 우대하고 존경하는 것은
그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는 필수요소이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그런 사람들을 존경함은 물론 질서유지 명령에 잘 따라주기도 하고
급여에서도 대단한 대우를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편한 직업일수록 급여를 많이 받고, 고되고 더러운 일일수록 급여도 적고 사회적
지위도 낮다.
이러니 젊은이들이 3D니 뭐니하면서 힘든 일을 기피하지 않겠는가?!
사회구조의 일그러진 자화상이다.
언제쯤 우리나라도 힘든 일을 한 사람이 더 대우받는 성숙한 사회구조와 인식의
전환이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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