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6일 05시.
한 사람이 길을 떠났다.
가면 다신 못 올 길이었다.
가기 싫어 몸부림치던 길이었다.
그러나 때가 되면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길이었다.
남겨진 자들은 섧게 울었다.
자신들도 그 길을 향해 가는 줄은 모른 채 멀어진 사람을 잡지 못한 허망한 몸짓을 하였다.
건강을 유지하던 장인어른이 갑자기 병석에 눕더니 잠깐 요양원을 거쳐 병상에서 9일만에 하세했다.
세상에 머문 시간 99세.
부인을 먼저 보내고 오래지 않은 시간.
큰 병 없이 딸의 지극한 보살핌 속에 살다간 세월이었으니 말년복은 제대로 누린 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