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승원님을 아십니까?
[아제아제바라아제] [동학제] 등 다수의 소설을 썼고,
남해의 바다를 끼고 살아가는 민초들의 애환을 가장 잘 그리고
있다는 소설가이신데요.
지금은 고향에서 바다가 잘 내려다 보이는 곳에 집을 짓고 살아요
그분의 작업실도 해산토굴이구요
거기에서 일렁이는 바다와 촛불을 보고 작품구상을 하곤 하죠
거기에 있으면 일렁이는 게 토굴을 밝히는 촛불인지
바로 앞까지 차고 오를 것 같은 파도인지 모른다네요.
며칠 전 그분이 울 회사에 특강을 오셨는데요.
그분 말씀이 하도 재미 있어서 생각나는 대로
몇가지 올리려고 합니다.
그분은 말씀을 신화적으로 은유적으로 하시기 때문에
자칫 음담패설로 들릴 수도 있겠으나,
다시 새겨 들으면 모두 의미를 담고 있어요.
정치적인 비유는 빼고 재미난 부분만 얘기할랍니다.
혹여, 말뜻을 헤아리지 못해서
그 소설가나 이사람을 이상케 생각할 이웃은 없겠지요??
자, 그럼 시작해 보겠습니다.
*
세상만물이 음양의 이치를 담고 있다는 건 다들 아시죠?
일테면 바다는 자궁을,
산은 발기한 남성으로 비유하기도 하는데요.
바다에 가면 한없이 넓어지고 편안해 지는 건,
본능적으로 태초에 어미의 자궁 속에서 태로 영양을 공급
받으면서 걱정도 불안도 없는 그 우주 속에서 유영하던
느낌을 받기 때문이구요.
산에 오르면 남성은 정상에 올라 정복감을 느끼고,
여성은 몸이 훔씬 젖은 느낌을 받는 건
발기한 남성 즉 남성의 가장 왕성한 곳에 섰다는 자신감과
그 속에 있다는 느낌이 있어서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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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원님의 어떤 소설가 후배 되는 이가 전남순천에 살고 있는데요.
그의 동지이자 수필가이며 소설가인 여류작가가
서울에서 내려왔을 때의 일입니다.
그때가 한 겨울이었는데요
산을 좋아하는 이는 다 알겠지만,
산은 겨울에 훨씬 볼 것이 많고 멋지잖아요
특히 눈꽃이 피어있는 나무며,
그 눈이 녹다가 다시 얼어붙어 나뭇가지마다 고드름을 달고
있는 풍경이란 무엇에 비유할 수 없는 장관이 아니겠습니까
마치도 설국에 온.. 천국에 온 느낌을 받을 겁니다.
그래서 이 소설가는 이 풍경을 얘기하면서
같이 노고단에 올라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더니,
여류작가는 흔쾌히 응하더랍니다.
아무리 남녀래도 동료의식이 더 강했을 거고,
두 분 다 나이를 많이 드셨고 지성인들이라
다른 (남녀간의 돌발적인 불상사 등등의) 걱정은 없었대요.
드디어 지리산 노고단에 오르던 날,
산기슭에서 부터 눈발이 거세지더니 산 중턱에 오르니,
사륜구동 찦차가 눈보라에 막혀 도저히 앞으로 나아가질
않았답니다.
근데 여러분,
노고단의 뜻을 아세요?
늙을노 시어머니고 제단단이랍니다.
즉 [할미단] 이죠
노고단의 수호신은 여신이었던 것입니다.
아무리 질투는 여성의 힘이라고 하지만,
이 여신도 질투가 있었던가 봅니다.
기질적으로 강한 여류작가가 오니까,
그것도 남성과 다정히 산에 오르니 질투가 날 밖에요.
그래서 산에 오르는 걸 필사적으로 거부하고 방해를 한 셈이죠.
아 참, 신에다가 점을 하나 찍으면 산이네요.
그래서 여류작가가 한동안 난감해 하더니,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더랍니다.
그리고 한참을 기다려도 눈바람속으로 사라진 여류작가가
나타나지 않더니, 걱정으로 가슴이 타 갈 즈음에 다시 차에
오르면서 이젠 가자고 한 거예요.
어떻게 가겠느냐고 말하려는 찰나 거짓말처럼 눈보라가
멈췄다네요.
그래서 소설가는 궁금해서 노고단에 이르러서 물었더랍니다.
"거 참, 신통하네. 아까 나가서 무슨 제라도 올리셨소?"
그리 묻자 여류작가는 빙그레 웃더니
"실은 눈보라에 길이 막히고 앞이 막혀 첨엔 어찌할 바를 몰랐더니,
여기 지명을 생각해보니 대처방안이 있더군요"
그러고 말더래요.
무슨 말이냐고 물어도 더 이상 말을 안 해서
이 소설가는 그 이유가 무엇이었는지를 며칠 동안 고심 끝에
겨우 알게 되었더랍니다.
그것은..
그것은..
바로 여류작가가 [쉬야~]를 했던 겁니다.
생각해 봅시다.
우리 몸에서 독을 가진 가장 치명적인 무기는 오줌과 침입니다.
뱀이나 지네같은 곤충이 달려들 때 바로 그 앞에다 침을 탁 뱉어
보세요.
곤충도 함부로 달려들지 못합니다.
그걸 피해가느라 정신없죠.
우리가 어릴 적 싸울 때 이빨로 문 자국은
소독해 주지 않으면 금방 덧나고 곪았던 기억이 있을 겁니다.
독도 독이려니와 침에는 소화액이 들어 있어서 모세혈관 등을
녹이는 거죠.
또 남성의 분비물에선 양기가, 여성의 분비물에는 음기가 배여
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 이해가 가나요?
그렇습니다.
이 여신이 음기로 눈보라를 일으킬 때,
그것을 이기는 방법은
보다 강한 음기를 내뿜어 싸우는 방법뿐이었다는 겁니다.
***
그럼, 우리가 위에서 본 여성의 힘에 대해서
다시한번 재미난 얘기를 하겠습니다.
좀은 야스럽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이솝우화를 생각해봅시다.
아동들 교육용교재로 쓰이고 있는 이 교재는
원본에는 성에 대한 노골적인 비유가 많아서
아동교육용으로는 1/3인가 밖에 공개를 못하고 있답니다.
그 점 양지 하시고 읽으세요.
옛날하고도 아주 오랜 옛날,
호랑이가 담배 먹던 시절 얘기입니다
어느 날 시장을 갔다온 신혼부부가 있었는데,
귀가를 하려면 산을 하나 넘어야 했더랍니다.
그것도 호랑이가 자주 출몰 한다는 산이여서 장정 7-8명이
모여서 같이 넘어가는게 보통이었지만, 신혼부부인지라 색시가
부끄럼도 탈뿐더러 그날따라 사람이 모이질 않아서 하는 수 없이
부부만 산을 넘게 되었대요.
산중턱을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오르는데
갑자기 호랑이가 나타나서 길을 막는 겁니다.
어쩔 줄 몰라하던 신랑과 신부.
예전엔 여성들은 겉치마 속에 속치마, 속치마 속엔 속곳,
속곳 속에 속속곳을 입었답니다.
이건 양반에나 일반 서민들이나 다 같았는데요(물론,
같은 무명이라도 그 품질이나 바느질등이 달랐겠지만)
속속곳은 이른바 고쟁이였습니다.
이 신부는 기지를 발휘해서 치마를 벗고,
담에는 속곳을 하나둘 벗더니,
호랑이에게 거꾸로 기여서 다가간 것이었습니다.
그 호랑이가 보니,
눈은 외눈박이에다가 보통 짐승은 입이 가로로 찢어져 있는데
이 짐승은 입이 세로로 찢어져 있고
무슨 짐승을 막 잡아 먹었는지
피까지 질질 흘리고 있는게 아니였겠습니까?
호랑이는 생전 보지도 듣지도 못한 짐승이 자기를 잡아 먹으로
온 줄로 알고 혼비백산 도망갔다는 얘기입니다.
호랑이가 봤던 눈은 항문이였던 모양이고,
하필 그날따라 달거리를 해서 여성의 입이 짐승을 잡아 먹어서
굳지도 않는 피가 철철 흘러내리고 있는 형국이었으니,
얼마나 호랑이가 놀랐겠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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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여성의 힘은 대단합니다.
가족을 지키려는 힘,
가족을 외적과 공포로 부터 지키려는 힘은
순간적으로 초인의 힘을 발휘한다고 합니다.
우리 모두
우리를 우주로부터 이끌어 이 땅에 내어 놓고,
천국이 무엇인지를 알게 해 준 자궁에게..
그 자궁을 지닌 여성의 위대한 힘 앞에 경배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