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깊어가면
풍진에 멍든 마음
외롬에 지친 마음
슬그머니 꺼내어
가지에 걸어 놓는다.
가을장마가 몇날며칠 대지를 점령하고 있다.
왔다 그치고 이제 끝이겠지 하면, 다시금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뿌려댄다.
마치 여름에 다 못한 숙제를 뒤늦게 하려는지 올해의 가을장마는 길고도 지루하다.
봄비는 새싹을 키우는 비여서인지.. 가뭄이 잦은 때 내리는 비여서인지
농부라면 누구나 반기는 비지만, 가을비는 이미 추수기에 접어 들어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하는 비이다.
과실을 여물게 하는 가을볕을 막아서니 더욱 밉상이다.
들녘에서 비를 맞으면 봄비는 몸에 수증기를 내면서 금방 마르지만,
가을비는 축축한 기가 좀처럼 가시지 않아 꿉꿉하다.
14호 태풍 찬투가 제주를 스치고 지나가고 있다.
내륙남해안은 간접영향권에 들어 비가 오락가락이다.
서남부에 큰 피해없이 지나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되지만,
이러한 현상이 올해로 그칠 것인지 해년마다 되풀이될 행사가 될른지
참으로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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