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역에 바람이 붑니다
삐이꺽 ~~
대합실 문이 열릴 때마다
그리움인양 한 웅쿰씩의 눈이 쏟아져 들어오고
잠깐씩 감긴 눈 사이로
졸음이 쏟아집니다
땅거미 이미 짙어 사위(四圍)는 어두운데
가로등 불빛만 번들거리는 거리는 미끄럽고
기다릴 이도
찾는 이도 없는 길 위를
오늘도 나는 걷고 있습니다
기적소리 끊긴지 오래인 간이역엔
을씨년스런 나무의자는 어둠 속에 잠기고
웅크린 몸 속으로 파고드는
칼 같은 외로움은
당신의 얼굴을 더욱 또렷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