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시대.
여자는 신체구조상 앉아서 싸야하기 때문에 맹수가 언제 덮칠지 모르므로
자연 얼른 볼 일을 봐야했다.
반면 남자는 신체구조상 서서 작은 일은 보기 때문에 주위를 경계하며
훨씬 더 느긋하게 일을 볼 수 있었다.
남자도 뒷일이야 앉아서 볼 수밖에 없는 거지만,
이때 굳이 앞 일까지 앉아서 볼 필요성도 없어진다.
남자는 밖으로 돌출된 호스를 통해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수시로
앞 일을 볼 수 있는 신체구조를 가졌는데, 이는 여러 장점이 있었다.
여러곳을 관찰하고 경계하면서 볼 일을 볼 수 있고,
서서 일을 본다고 옷을 적시지도 않으며,
마려우면 참을 필요도 없이 그때그때 일을 처리하면 되는 것이다.
요즘 비대 문화를 보면서 동시에 앞뒷일을 보면서 핸드폰을 하고 있는
여자들을 보면 정말 신기하다.
어찌 한꺼번에 세가지 일을 동시에 치룰 수 있단 말인가??
얼마전 결혼 피로연에 가서 젊은여성 두 분과 만났다.
한 분은 그전부터 아는 사이고, 또 한 분은 같이 온 분이라 자연스레
인사를 나눴다.
그리고 줄을 설 때 늦게 온 두 여성을 바로 앞줄로 양보해 앞세웠으니,
당연 뷔페음식을 같은 자리에서 먹게 되었다.
두 분 다 밝은 분들이었는데 처음 본 사람이 어색하지 않게 해줘야할
의무감 때문에 이런저런 말도 하고 농담을 많이 하게 되었다.
그런데 그 여성 입에 음식을 넣고도 잘 받아친다.
그러면서 음식을 입에 넣지 않고 말을 이어가자 "어머, 드시면서
말씀 하세요" 한다.
그래서 이런 얘기를 해줬다.
"남자들은 진화가 덜 되어서 두가지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지 못한다,
가령 전화를 받으면서 문서를 정리하는 일이랄지, 음식을 먹으면서
대화를 잘 하지 못한다. 그 이유는 그렇게 진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고.
그러고보면 때로 몸이 둘 있어야 할 정도로 바쁜 현대사회는
여성을 더 진화하게 만들었다.
원시시대 때부터 앉아서 볼 일 보다 맹수에게 잡혀먹지 않으려고
앞 뒤 일을 동시에 보게 진화한 것처럼,
현대를 살아가는 여성은 계속 진화의 발길을 멈추지 않는다.
육아와 가정살림 사회활동까지 병행하려니 자연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치를 수 있게 능력이 발전해간 것 같다.
더욱이나 항상 주위와 소통해야만 자신의 존재가치를 느끼는 본능 때문에
쉬임없이 전화기를 귀에 대고 사는 처지로야 신체의 각 기능을 동시에
분할해 쓰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는 것이다.
보통의 여성들은 주위 여성들과 끊임없는 교류를 해 가면서 정보와
협동성을 배가하여 남자들 보다 훨씬 사회성을 갖는다.
현대 남자들의 식당안 풍경을 잠시 살펴보자.
남자들만 앉아 있으면 별로 할 얘기가 없어진다.
스포츠 얘기나 정치 얘기 몇마디 하고 나면 다음 할 말이 없어지고
서로 어색해져서 술잔만 만지작거리거나 다른 사람들 자리나 티비를
힐끔거린다.
서로 좋아서 얼굴 보자고 만든 자리인데 말이다.
여자들이 앉은 자리는 항상 웃음이 있고 유쾌한 대화가 있다.
사실 누군 어쩌더라는 얘기들이 주종이어도 그들의 얘기를 듣다보면
그 분위기에 저절로 동화되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여자들이 없는 집안의 분위기를 봐도 그렇고
여자들이 끼지 않는 술자리 밥자리에 앉아봐도 확연히 차이난다.
이젠 현대사회는 원시처럼 다시 모계사회로 흘러간 것 같은 느낌을
자주 받는다.
현대사회는 모계중심 사회에서 부계중심으로 옮겨왔다가,
다시 모계사회로 환원되어 가는 건 아닐까?
로시니 / 세빌리아의 이발사중
Contro un cor che accende amore
(사랑의 불꽃은 타오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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