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c Lan(응옥란) 베트남
유월은 밤꽃의 계절입니다.
밤꽃이 이렇게도 풍성하게 열렸습니다.
오늘 아침도 밤꽃길을 지나면서 차창을 활짝 열었습니다.
비릿하면서도 시큼하고 달콤하면서도 몽롱한 향기는 다른 꽃들에게서 얻지 못할
독특한 향내입니다.
어느날 고속도로를 달리던 길에서 내다보이던 어느 야산에 피었던 밤꽃.
어릴 때 풀 뜯기던 소가 산으로 올라가버려 찾다가 헤메이던 그 산에도 밤꽃은
피어있었죠.
날은 어두워 오고 소는 안보여 무서운 맘이 들 때, 어디선가 풍경소리와 함께 나타났던
소를 보고 안도의 눈물에 비친 밤꽃송이.
작은 촛불들처럼 나무에 매달려 일제히 불을 밝혀주어 내려오던 길이 무섭지 않던
그 밤꽃을 오늘은 출근길에 차 세워두고 쳐다봅니다.
요즘 못자리가 끝난 들에는 온통 개구리 세상입니다.
날이 어두워 오면 어디서 그리 모여 울어대던지 밤에는 사람들의 말소리 차소리들이
오히려 소음이 됩니다.
나의 행복감은 항상 거기에 묻혀 있습니다.
학교 가기 전에 풀을 베어놓고 가고, 하교 후 곧 바로 소를 풀 뜯기던 그 때는 배도 많이
고팠었는데, 그때를 생각자면 왜 그리 행복감이 밀려올까요.
유월은 생명의 계절입니다.
모든 생명이 들떠서 꽃을 피우고 연인들의 이야기가 있는 유월은,
밤꽃의 계절, 개구리의 계절, 약동의계절. 잉태의 계절, 생명의 계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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