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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으로 가기

홍도 여행.

by 선 인장 2011. 6. 8.

 

 

 

 

아카시아 꽃이 져가는 유월 초의 토 일 월 3일 연휴를 앞두고 시간을 허투루 쓰지

 

말자고 입을 모으고 모으다 홍도여행을 가기로 했다.

 

인터넷 검색결과 토요일에는 날이 맑고 일요일에는 전국적으로 비가 올 거라 예보하여

 

추진하는 마음을 무겁게 했지만, 비가 오면 비를 맞기로 하였다.

 

개인관광보다 여행사를 통한 단체관광이 나을 것 같아 이곳저곳을 비교해보다

 

한 여행사를 계약하였다.

 

이럴 땐 검색 몇 번으로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으니 인터넷이 있어 편리하다.

 

장형이 가니마니 하다가 결국 안가는 바람에 예약이 늦어져 방이 없다는 여행사에

 

부탁을 하는 입장이 되어 버렸다.

 

 

 

6월4일 새벽.

 

일어나자마자 날씨검색을 하였다.

 

양일 다 흐릴 거고, 비 올 확률은 낮다고 어느새 말을 바꿔 놓았다.

 

홍도는 두 부부 다 처음이라 현지 음식사정도 입에 맞을지 모르고, 여행사 음식이

 

시원찮을 것 같아 전날 준비해둔 상추 고추 된장 고추장 등을 아이스박스에 넣고

 

출발 하였다.

 

두 부부가 새벽안개를 뚫고 서쪽으로 달리다가 목포여객선터미널에 와서야 아침을

 

맞았다.

 

터미널은 홍도를 가기 위해 모인 사람들로 붐볐고 여행사 직원들은 자기네들의 깃발로

 

여행객들을 집합 시키고 티켓을 나눠주고 있었다.

 

여행의 설렘을 안은 사람들의 얼굴은 밝았고, 한 톤 높은 유쾌한 대화로 분위기를 내고

 

있었다.

 

배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선 사람들.

 

308톤급의 골드스타호는 주로 목포항에서 홍도 흑산도를 오가는 쾌속선이다.

 

07:50분.

 

배는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특별히 부탁하지 않은 탓인지 일행은 창 쪽으로 좌석을 잡지 못하고,

 

앞 칸 가운데를 차지했는데 그마저도 한자리를 떼어놔서 양해를 구하고 자리를

 

바꿨다.

 

흔쾌히 그러마고 승낙해준 아가씨가 고마워 뒷모습을 몇 번 훔쳐봤다.

 

370여명을 가득 태운 배는 잔잔한 바다를 향해 서서히 나아갔다.

 

바닷물결은 잔잔하고 바다는 해무에 덮여 시야가 넓지 못하였다.

 

다도해라 신안 비금도 도초도 등 유인도와 무인도의 섬과 섬을 통과해가며

 

배는 서서히 속도를 높이고 있었다.

 

그에 따라 뻘을 훑으며 탁해진 연안의 바닷물이 점차 짙푸르러 지고,

 

잔잔한 바다는 이따금 높은 파도를 내보냈다.

 

너울에 흔들리는 배는 자맥질하듯 머리를 바닷물에 담갔다 내놓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한 풍경이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호기심은 가벼운 현기증에 두통을 못 이겨

 

눈을 감게 했다.

 

배는 2시간 20분을 달려 10시 20분에 홍도항에 도착했다.

 

 

 

홍도는 우리나라 국토의 최서남단에 위치해 있고, 면적은 6.47㎢ 길이는 8㎞

 

인구는 475명이 살고 있으며, 목포에서 남서쪽으로 115㎞ 본섬과 13개 부속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행정구역상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리이고 1구와 2구로 나뉘며 1679년 조선숙종 때

 

고씨가 최초로 입도하게 되었다한다.

 

1965년에 천연기념물 170호로 지정 되었으며 1981년에 다도해해상국립공원으로 지정

 

되었다.

 

신안군은 1004개의 섬을 가지고 있는데 바위들이 붉은 빛을 띠어서 특히 해질녘에는

 

섬 전체가 붉게 보인다는 홍도는 그 중에 하나이며,  그래서 신안군의 섬들을 천사의

 

섬이라 부른다.

 

홍도사람들은 주로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있고 주 수입원은 관광사업이고,

 

그 외 전복 돌미역 돌김 등 특산물을 생산하며 살아가고 있다.

 

선착장에는 방금 내린 사람들과 나가려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날 오전에 홍도에 도착한 쾌속선은 11대였다.

 

370명을 한배의 승선 인원으로 잡았을 때 4,070명이다.

 

그 인원이 찻길도 없는 인도에 늘어섰는데 어쩌겠는가?

 

사람들에 떠밀리듯 안쪽으로 들어가 현지안내원을 만나 식당으로 향했다.

 

현지안내원은 대성장여관 주인으로 세 개의 여행사 팀을 받아 여관식당으로

 

안내했다.

 

갯내음 물씬한 땅에 좁은 산비탈을 따라 조개껍대기 바위에 붙듯 군데군대 들어선

 

숙박업소들.

 

그 숙박업소가 식당을 겸하고 있다.

 

사람들은 붐비지, 식당은 좁지, 피난민 수용소 같아 인근 산책로를 돌았다.

 

산 위에 자리 잡은 홍도분교와 우수를 받는 물통들이 특이했다.

 

바닷물을 식수화하여 사용하는 통이다.

 

산에는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상록활엽수들이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산책로에서 내려다 뵈는 바다는 갈수록 짙어지는 해무에 멀리 보이지 않았다.

 

가까운 바다 밑에는 미역들이 자라고 있었다.

 

물결 따라 흔들리며 키를 키워가는 미역들을 보면서 홍도의 지형과 똑같다는

 

생각을 했다.

 

사진을 몇 장 담고 식당으로 돌아와 기다리다 나중에 어찌어찌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래도 아이스박스에서 상추와 고추와 무 잎을 내놓고 고추장과 된장 내놓으니

 

상이 가득 찼다.

 

그곳 반찬에 특별히 거부감이 없었으나 준비해간 김치 등은 제법 먹을만 했고,

 

다른 탁자 위의 손님들에겐 부러운 시선을 받았다.

 

식사 후 13시에 유람선에 승선했다.

 

구수한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 칠순의 해설사는 재미나게 하나하나 소개하며 너스레를

 

떤다.

 

“반갑소이. 그란디 뭐하러 안개까지 데리고 와부럿소?...”

 

 유람선은 바다에서 홍도 33경을 둘러보는 코스인데, 남문바위, 촛대바위, 물개바위,

 

실금리굴, 석화굴, 시루떡바위, 탑섬, 만물상, 부부탑 등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고

 

절경이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안개가 짙어 제대로 풍광을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바위들이 붉은빛이라 홍도라 하였던가.

 

기암괴석과 붉은 바위 틈 사귀에 뿌리를 내린 소나무 등은 생명의 강함과 끈기를

 

보여주고, 척박한 땅에 사는 고로 제대로 크지 못한 나무들은 그대로 하나의 분재가

 

되었다.

 

파랗다 못해 짙은 바다는 해무가 몽글거려 바위에 걸쳐 있다 해풍에 밀려 올라가고,

 

그 올라간 자리들을 어느샌가 다른 안개들이 메우곤 하였다.

 

하늘은 희뿌옇게 흐려있고 찬기를 담은 바람도 제법 불어와서 사방이 터진 선미로

 

나가지 못하고 주로 배안 유리창에서 밖을 내다보다 창 쪽에 앉은 청년이 자신이

 

에 담기 위해 조금 열어둔 창문으로 카메라를 내어 밀고 몇 장을 담을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유람선 안에서 배 멀미 때문인지 흥미가 없는 건지, 자고 있는 여행객들을

 

보다가 실소했다.

 

배는 주요 포인트에서 멈추어 포토타임을 주었으나 주 포인트엔 전속촬영기사가

 

사진을 찍고 액자에 넣어서 파느라 개인촬영 시간은 주어지지 않았다.

 

잠깐잠깐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사진 촬영하는 사람도 있었으나 그 북새통에

 

웬만한 강심장과 두꺼운 얼굴을 지니지 못하면 가능치 못한 일이었다.

 

가다가 선상에서 홍도2구 어민이 잡아서 배에서 직접 떠서 파는 자연산 회를 맛봤다.

 

입맛에 길들여진 이 지역 소주와 자연산 회는 많은 여행객들에게 인기가 있어서

 

1층 선실에서 파티를 벌였다.

 

흥에 겨운 70객 아주머니와 다른 나이든 남자의 즉석 춤 공연도 여러사람을 즐겁게

 

해 주었다.

 

배가 2시간 30분 코스를 다 돌 무렵 안개가 조금 걷히자 뱃머리로 나와

 

청량한 바람을 폐에 넣었다.

 

마침 지나가는 다른 유람선의 승객들이 손을 흔들었다.

 

뱃머리를 차지한 사람들도 같이 손을 흔들어 주었다.

 

낯 모르는 사람도 여행지에선 서로 이렇게 반가운 것인가?

 

홍도의 절경으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홍도낙조라 하나 다음 여정인

 

흑산도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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