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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香

벚꽃

by 선 인장 2019. 3. 29.

 

 

그대, 나를 모르다니요

 

해마다 그대에게 편지를 썼는걸요

 

봄마다 연분홍빛 편지를 강물에 띄운걸요

 

 

 

어젠 그대를 보러 갔어요

 

그대 다니는 골목을 밤새 서성였어요

 

아직은 바람이 차더군요

 

창에 불빛 보여도 그대 음성 들리지 않고

 

멀리서 컹컹 개 짖는 소리만 들렸어요

 

전하지 못한 말들만 혼자서 되뇌였어요

 

 

 

헐벗은 진실로 그대에게 왔어요

 

옷도 못 챙기고 허겁지겁 왔어요

 

그대 보고파 왔어요

 

그대에게 들킬까봐 밤늦게 왔어요

 

 

 

혹여 날 보거든 왜 왔나 나무라지 마세요

 

그대 뭐라시면 그동안 하고픈 얘기

 

송이송이 담아온 말들

 

한꺼번에 지고 말테니까요

 

나는 그대가 뭐라시면 상심으로 지고 마는

 

눈물꽃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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