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가 봄을 맞은 우리 국민들의 일상을 다시금 겨울로
돌려 놓았다.
새 가지마다에 움이 트고 꽃들은 다투어 피어나건만, 그 그늘아래에서
우리는 잿빛표정마저 마스크로 가린 채 좁은 어깨를 움추리고 있다.
이제 코로나는 도회지에서 농촌지역까지 전파력을 자랑하고 있다.
주춤해졌다고 하나 여전히 멈추지 않는 확산으로 뉴스에 절로
눈이 간다.
목성 토성을 넘어 안드로메다까지 탐사하고 있는 인간의 과학
문명도.. 신의 영역을 넘본다는 첨단의학도 무용지물이 되었다.
밀집화 도시화를 이루면서 인류에겐 새로운 적이 생겨났다.
인간과 인간 사이의 전쟁이 아니라 바이러스라는 적이다.
인플루엔자는 조류에서 오고, 보통 감기라고 부르는 질환도
말에게서 나온 것이다.
메르스는 낙타에서, 결핵과 디프테리아는 소가 매개체였다.
나병은 물소에서 나왔고, 코로나19는 박쥐에게서 왔다.
이처럼 가축화시켜 묶어 키우거나 그들을 무분별하게 포식
하면서 그 병균들을 껴안은 것이다.
야생동물들이 바이러스성 질환을 매개하는 것은, 인간이
그들의 서식지를 훼손하고 생태계를 교란하면서 부터이다.
경작지와 집을 짓기 위해 그들의 영역을 무단 점유하여
울타리를 치고 이동통로를 제한함으로써 서식지에 개입하고
말았다.
야생동물을 흡혈까지 하고, 자유롭게 뛰어놀던 동물을 잡아다가
쇠파이프로 울타리를 만들어 움직이지 못하게 가둔 후 오직
살만 찌운 방식으로의 축산은 다양한 병원균을 불러들이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 병원균들을 막아보겠다고 항생제를 남용하니 갈수록
병원균들은 강해지고 이젠 어떤 항생제로도 잡지 못하는
균들이 늘어간다.
쥐벼룩으로 인해 350년간 유럽을 대재앙으로 몰아넣은
흑사병이나, 천연두 홍역 장티푸스 등 대부분의 병이
바이러스감염병이었다고 한다.
미국의 수의학자 마크제롬월터스는 저서 '에코데믹, 새로운
전염병이 몰려온다'에서 인간의 신종 질병 75%가 야생동물이나
가축에서 전파된 것이므로, 인간이 이러한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다른 종 사이의 경계를 지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 세계인구의 사망원인 1위가 바이러스전염병이라고 한다.
바이러스의 인간급습은 이처럼 자연파괴로 인한 인간숙주와
병원체 그리고 환경 사이의 균형이 깨어져 여기된 것이므로
자연생태계 보존 없이는 언제든지 인간멸종 위기에 놓이게
된다는 말이 된다.
지구는 인간만을 위한 만찬장이 아니다.
무수한 동식물과 균들을 위한 공존의 터인 것이다.
어줍잖은 지식을 가지고 다른 동물과 식물을 안다고 말하지
말라.
자유로운 손과 발을 가지고 기구와 무기를 만들었다고,
함부로 자연을 정복했다는 어설픈 자부심을 버려라.
말 못하는(정확히는 자신들은 서로 대화하지만, 인간과의
대화만 안될 뿐이지만) 식물들도 그들을 벨 때 눈물을 흘린다.
단순 언어로 살아가는 짐승들도 헤치거나 때릴 때 그 고통을 안다.
그 고통을 최소화 시키고 포식에 나섬도, 그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가 될 것이다.
이제는 도시과밀화, 항생제 남용, 공장형 축산, 다른 생명체 서식지
파괴 등을 바뀌어 나가 자연과의 조화와 공존을 이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