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드라마를 보면 대부분 과거 잃어버렸거나 고의적으로 버렸던 자식이 성장한 뒤
다시 나타나 우연처럼 같이 생활하게 된다는 설정이 대부분이다.
그리고 그네들은 특별히 일을 하는 모습을 보이지도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어딜가나 만나게 되고 그로인한 갈등과 한 남자를 둘러싼 갈등을 억지로 만들어 간다.
물론 가진 것 없거나 과부가 된 여자를(가진 것 없어도 미모는 필수요건이다) 좋아하는
능력남이 등장하여 여자를 신데렐라로 만들어 가는 일도 변하지 않고 등장하여
안방마님들의 대리만족을 충족시킨다.
이런 경우에도 단순히 순정을 가진 주인공은 이런 상황을 모르는 남자와 주위 사람들에게
엄청난 고초를 당하게 되고 그 악당들은 시청자들에게 욕을 무지 얻어 먹게 된다.
그러나 이 악당이 없으면 극이 재미있을까?
그렇다면 이 순정적인 여주인공을 보려고 티비를 보는 것인지, 이 악당들을 욕하기 위해서
티비를 보려는 건지 그 구분이 모호해진다.(실상 여자들은 이 문제를 절대로 깊이 생각하지
않는다. 왜? 여자는 현실적인 문제만 생각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과거에는 주로 남자들이 사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며 여자를 버리게 되고 그 여자가 다른
능력 있는 남자를 만나 복수를 해간다는 설정도 많았다.
사랑에 있어 남자들은 언제나 가해자이고 여자들은 피해자인 셈이다.
요즘은 거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의 철없음과, 그 남자를
일방적으로 짝사랑하는 또 다른 여자의 주위 가족이나 동료들을 동원한 공격으로부터
그것을 이겨내는 순정적이고 의지 강한 여주인공이 대세인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두고 가족간의 끝없는 갈등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다룬 티비드라마의
작가는 주로 여자다.
이 드라마의 주 시청자도 여자이다.
그렇게 본다면 대부분의 여자들은 이런 류의 갈등에 흥미를 느끼는 모양이다.
남자에겐 아무런 의미도 없는 일에 왜 저리 질질 끌려가면서 이러쿵저러쿵 하는지 이해가
안되는 대목이지만 말이다.
문학을 통해서 사랑의 순수를 만들어낸 작가는 대부분 남자이다.
여류작가가 간혹 있으나 그네들은 대부분 현실적인 상황하에서 사랑의 갈등을 빚는 일에
치중한다.
애초부터 사랑의 순수성을 배우지 못하고 익히지 못한 여자의 사랑이다.
이들은 현실적으로 누가 얼마나 나에게 잘 해주는가에 치중하기 때문에
그 사람의 인격이나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 가는 남의 일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나쁜남자가 대세인가?
아니다.
본디 여자에겐 나쁜남자가 대세이다.
남에게 못할 일 할지언정 나에게만 잘 해주면 그네들에겐 그것이 사랑이고,
그것이 힘인 것이다.
그러다 사랑의 비극을 맞으면 대부분은 체념하고 현실적인 상대를 찾아가는데,
거기에서 빨리 벗어나지 못한 사람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한다.
남자는 여자의 변절에 목을 매달고, 여자는 자신의 믿음에 금이간 자존심의
상처를 극복하지 못해서 자살을 선택한다.
그러나 그 선택이 내가 온 몸과 맘으로 사랑하는 사랑을 위해서일까?
어림없는 소리이다.
여자의 자살에 남자의 입장이나 남자의 사랑은 이미 고려 대상이 아니다.
그저 자기만족에 미치지 못한 현실을 비관할 뿐인 것이다.
내가 죽도록 사랑한 상대를 위한 맘인것 같아도 실상은 자기애에 불과한 것이다.
드라마 영화에서의 사랑은 대부분 우리가 추구하지만 손에 미치지 못한 환상적인 일이다.
남자는 그 환상이 현실이라 믿지만 여자는 현실과 환상을 구별할 줄 안다.
그래서 여자는 남자의 조건과 자격을 따진다.
환경이 붙여준 자격과 조건은 예쁜 여자를 얻을 수 있는 필수요건인 셈이다.
이 조건을 얻기 위해 평생을 뼈 빠지게 일하는 것이 남자이고,
이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몸부림 친 것 또한 남자이다.
여자에게 버림 받지 않기 위해서..
내 유전자를 키우고 돌보게 하고 밤이면 안정적인 천상의 쾌락을 맛보기 위해서 말이다.
실상 남녀가 만들어 내는 이 천상의 쾌락은 신이,
인간이 고통스런 현실을 인식하고 비관 자살하지 말라고 인간에게 부여한 최소한의
행복이고 유흥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몇분간의 쾌락을 위하는 일 마저도 남자는 온 몸을 투자해서 여체에 봉사해야 한다.
같이 뜨거워지지 못하면 천상의 쾌락에 이르지 못하므로.
남자여!
그러하니 여자를 향한 뜨거운 가슴 주체치 못하고 밤새도록 편지를 쓰지 말아라.
불꺼진 창가에서 밤새워 울지 말아라.
그 시간에 차라리 막노동을 뛰어서라도 그 여자가 좋아할 고가 외제품 가방이나
보석을 마련해서 구애해 보라.
수천일 끙끙 앓으며 사랑을 고백한 것보다 이 방법이 훨씬 여자의 마음을 사기
좋을 것이다.
그리하여 사랑의 순수를 믿게끔 사랑의 환상을 심어주는 작가에게 돌을 던져라.
애초부터 사랑의 순수와 남자를 믿지 못하는 유전자를 가진 여자에게,
내 알몸의 진실은 약자의 초라한 변명이고 패배를 확인하는 길 일 뿐이다.
현실과 이상 사이.
남자와 여자의 시각사이에 오늘도 남자와 여자의 상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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