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보면
나의 인생은 항상 실수투성이었다
싫을 때 싫단 말을 못했고
돌아설 때 돌아서지 못했다
악을 써야 할 때 돌볼 식구를 생각했고
부당함 앞에서 목소리를 죽여야 했다
냉정해야 할 때 우유부단했고
뒤돌아 서서 두고두고 후회했다
따지고 보면 그놈의 정 때문이었다
정작 본인은 항상 정에 허덕이면서도
타인에게 못해준 것을 애태워했다
자만이었나
교만이었나
비굴함이었나
잘 못 안 건가
잘 못 배운 건가
한 갈래길을 건너 돌아보는 오늘
그곳에 내가 있었고
세상에 이름 얻지 못한
이곳에 내가 있다
돌아보면
난 항상 혼자였고
무서웠고 외로웠다
동지를 만나고 싶었으나 여의치 못했고
동무를 보살피려 했으나 힘이 미치지 못했다
돌아보면
이래저래
나의 인생은 항상 실수투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