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억으로 가기

상사화의 계절!, 안개의 계절!

by 선 인장 2019. 9. 19.

 

 

 

 

가을은 상사화의 계절, 안개의 계절이다.

상사화(相思花)!

연한 녹색을 띠는 선형의 잎이 봄철에 나와서 67월에 말라 없어진다.

꽃은 가을과 함께 핀다.

하나의 꽃줄기에 48개의 빨강이나 분홍색 꽃이 모여 달린다.

상사화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상사화와 함께 절에서 많이 심어 기르는

석산(꽃무릇)이 흔하게 볼 수 있는 종이다.

우리나라의 산과 들에서 자생하는 종도 여럿 있다.

상사화란 이름은 꽃이 필 때는 잎이 없고, 잎이 있을 때는 꽃이 피지 않으므로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끝내 만나지 못한다는 의미로 붙여진 이름이다.

상사화는, 죽도록 사모하는 맘으로 기진하여 과실은 맺지 못한다.

잎은 피어서 평생 꽃을 보지 못하고 그리워하고,

꽃은 이미 떠나고 없는 잎을 평생 그리다 스러져간다.

 

안개는 지표면 가까이에 떠 있는 아주 작은 물방울들이다.

가을이 오면 일교차가 커지면서 안개가 생기기 시작한다.

낮 동안 데워진 강이나 호수에 갇힌 물 위로 해 진 후 차가워진 바람이

휘익~ 지나가면, 강이나 호수에선 많은 물방울들을 흘려낸다.

차가워진 바람이 조용한 가슴에 살갑게 접근하여 끝내 울리고 마는 것이다.

얼린 물을 실온에 내놓으면 금방 물기가 맺혀 흐르게 된다.

주위의 습기를 응결시킨 때문이다.

차가운 건항상 주위에 있는 것들을 눈물나게 한다.

가을태풍이 무서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떠나야할 고온다습한 기운이 미련이 남아 일본근방을 떠돌다가 한랭전선을 만나

열대성저기압을 만들고 태풍이 생성돼 많은 비와 바람을 뿌리는 것이다.

문제는 많은 눈물을 흘리면서도 차가운 것에 더욱 매달리게 되는 것이랄까.

 

  

사람도 따뜻한 사람과 차가운 사람 즉 냉정한 사람이 만나 연을 맺으면,

따뜻한 심성을 가진  사람이 반드시 눈물을 뿌리게 된다.

따뜻하기와 차갑기 차가 클수록 눈물의 강도도 진해진다.

따뜻해야만 많은 물기를 품을 수 있다.

따뜻한 사람만이 눈물이 많은 법이다.

차가운 사람은 본디 눈물이 적거나 없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쌀쌀맞음을 부인하며 살아간다.

모르니 반성도 없고, 반성이나 성찰이 없으니 좀처럼 바뀌지 않는다.

나는,

하루를 살아내고 하루를 살아가면서 또 이어질 하루 동안,

차가운 사람 만나지 않기를..

그와 만나서 연을 맺지 않기를 기도하는 심정으로 살아간다.

 

 

 

 

'추억으로 가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계절앓이  (0) 2019.11.18
태풍과 일본  (0) 2019.10.11
전환  (0) 2019.08.26
물 없는 이틀  (0) 2019.08.06
하지  (0) 2019.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