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규/ 10월의 어느 멋진날에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에서 몸이 달은 바람이
산과 강을 건너서
누렇게 익은 나락밭을 지나
수목에 열을 다 주고 자신은 가진것 없이
찬기를 담고 있소.
산다는 건 하나씩 알아가는 것
산다는 건 하나씩 얻어가는 것
산다는 건 하나씩 잃어가는 것
내 본디 얻기도 .. 잃기도 바라지 않았건만
부대끼면서 얻고
부딪치면서 잃어가는 것
흘러가면서 얻고
돌아보면 잃음을 알게 되는 거
오늘은 이렇게 독백으로 되뇌어 보오
*
가을은 무르익어 오곡이 결실을 맺어 가는데
산허리를 감싸안는 안개처럼
내 지나온 길은 아득하고
장부 세운 뜻은 멀기만 하니
난 무엇으로 올 가을을 노래하리야
오늘도 길을 가다 지친 어깨위엔
빨간잠자리가 내려 앉아 있소.